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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는 왜 은행·증권·타다를 한 회사로 합치지 않을까

토스 앱에는 다 들어 있는데, 왜 토스뱅크·토스증권·타다는 따로 남을까요? 지분율보다 중요한 인허가·컨소시엄·리스크 절연의 구조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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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앱을 열면 은행, 증권, 보험, 결제, 통신, 택시가 한 화면에 있다. 그래서 토스를 하나의 거대한 회사로 생각하기 쉽다. 실제 토스 그룹은 하나의 서비스 화면과 여러 법인 사이에 세워진 구조물이다. 사용자는 한 앱을 보지만, 감독기관과 주주, 채권자, 고객자산은 각기 다른 회사를 본다.

이 차이를 알면 “토스페이먼츠는 합병하면서 왜 토스뱅크·토스증권·타다는 그대로 두나”라는 질문도 달라진다. 답은 지분율 하나가 아니라, 누가 책임지고 어떤 규칙 아래 자본을 쌓으며 어느 위험을 떼어 놓는가에 있다.

최대주주와 완전 자회사는 다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증권 지분 97.4%를 보유한다. 토스페이먼츠는 합병 발표 당시 100% 자회사였다. 이런 회사는 모회사가 경영 방향을 일원화하기에 비교적 단순하다. 그러나 토스뱅크는 다르다. 2025년 말 기준 비바리퍼블리카의 지분은 약 28.3%로 최대주주지만, 단독 소유자는 아니다.

토스뱅크에는 이랜드월드·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중소기업중앙회 등 다양한 주주가 참여한다. 이것은 지분을 더 모으지 못한 문제만이 아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자본력과 금융 경험을 함께 조달하는 컨소시엄의 성격으로 출발했다. 최대주주라는 말은 방향을 이끌 수 있다는 뜻이지, 다른 주주의 계약상·경제상 이해관계까지 없앤다는 뜻은 아니다.

더 근본적으로 법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비금융주력자에게 의결권 주식 34%까지의 보유를 허용한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약 28.3%는 이 법적 맥락 안에 있다. 은행을 앱의 기능처럼 본체로 합치지 않는 이유를 단순히 경영 판단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앱은 하나여도 고객자산의 책임은 하나가 아니다

토스뱅크와 토스증권은 UX 언어를 공유한다. 그렇다고 예금과 증권계좌, 투자자산의 보호 책임까지 플랫폼 법인으로 섞이는 것은 아니다. 은행은 건전성과 유동성 규율을, 증권사는 자기자본과 투자자 보호 관련 규율을 각자의 법인 단위에서 받는다. 법인을 유지한다는 것은 보기 싫은 중간층을 남기는 일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장부와 어느 이사회, 어느 감독 체계가 움직여야 하는지를 선명하게 만드는 일이다.

리스크 절연(ring-fencing)은 거창한 말이 아니다. 은행의 손실과 결제 플랫폼의 투자 비용, 증권사의 고객자산, 모빌리티 사업의 분쟁을 한 장부에서 서로 덮지 않게 하는 경계다. 사용자는 한 번 로그인해 모든 서비스를 쓰는 편이 편하다. 그러나 금융소비자 보호의 관점에서는 ‘한 번 로그인’과 ‘한 회사가 모든 책임을 진다’를 구별해야 한다.

비금융 계열사가 따로 있는 이유

토스모바일, 토스플레이스, VCNC(타다)는 금융과 접점이 있으나 영업의 물성이 다르다. 통신은 망과 이용자 보호, 단말기는 하드웨어 조달과 가맹점 설치, 모빌리티는 운송 규제와 현장 운영을 끌어안는다. 법인을 분리하면 각 사업의 손익과 투자, 법적 책임을 따로 판단할 수 있다.

그 경계가 영구히 고정된 것은 아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21년 쏘카로부터 VCNC 지분 60%를 인수한 뒤, 2025년에는 남은 지분과 전환사채를 정리해 VCNC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완전 자회사화는 지배력을 높인다는 뜻이지만, 곧바로 모회사와 합병한다는 뜻은 아니다. 타다의 운영 리스크와 사업 모델이 결제·송금 본체와 같은 속도로 결합해야 하는지는 별도의 질문이다.

지분율 표 바깥에서 봐야 할 네 가지

토스의 구조를 단순한 수직계열화라고 부르면 일부만 맞다. 토스페이와 PG처럼 한 거래 흐름 안에서 이어지는 영역은 수직 통합의 이익이 크다. 반면 은행, 증권, 보험은 라이선스와 고객자산 보호 때문에 별도 법인의 독립성이 중요하다. 통신, 단말, 모빌리티는 서로 다른 산업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토스 그룹을 읽을 때는 지분율 표만 보지 말고 네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

  1. 그 회사에 별도 금융 인가가 필요한가.
  2. 외부 주주가 단순 재무투자자인가, 아니면 컨소시엄의 일부인가.
  3. 모회사 서비스와 거래·데이터·운영이 얼마나 촘촘히 연결되는가.
  4. 사고와 손실을 모회사 밖에서 관리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이 질문은 토스만의 것이 아니다. 금융 플랫폼이 커질수록 소비자 화면은 하나로 수렴하지만, 책임의 법인은 더 세분화된다. 좋은 플랫폼은 이 복잡함을 소비자에게 떠넘기지 않는다. 동시에 좋은 지배구조는 편리한 화면 뒤에서 복잡함을 숨기기만 하지 않고, 어디까지가 누구의 책임인지 드러낸다.

토스페이먼츠 합병 발표는 토스가 법인을 줄이는 장면처럼 보인다. 더 정확한 해석은 법인 경계를 없애는 동시에 새로 긋는 장면이라는 것이다. 온라인 PG는 본체로, VAN은 분리 법인으로, 은행과 증권은 독립 금융회사로 남는다. 토스의 경쟁력은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회사에 넣는 데 있지 않다. 각 서비스를 어느 법인에 둘 때 가장 빠르고, 가장 안전하며, 가장 책임 있게 운영되는지를 계속 다시 결정하는 데 있다.

참조

  1.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제5조, 국가법령정보센터
  2. 비바리퍼블리카 신용의견, 한국신용평가 (2026. 4. 24.)
  3. VCNC 완전 자회사 편입 보도, 더벨 (2025.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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